삶의 조각 모음

시작이 제일 무서워 미룬이

연금술사 J 2024. 11. 10. 23:11

지난주 금요일부터 미니인턴에서 주관하는 미니인턴 기업과제에 참여하고 있다. 금요일에는 약 4시간의 온라인 오티를 들었고, 이번 한 주 동안은 위커밋의 AI 기반 목표 관리 어플리케이션인 DAMI의 브랜드 인지도 향상 및 사용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 전략 기획 과제를 했다. 

정확히는 오늘(마감날) 했다. 과제에 대한 계획은 월요일부터 짰다. 그런데 이번 한 주는 유독 정신이 없어서 계획대로 한 게 아무것도 없었다. 갑자기 커다란 마음의 방을 만들어버린 책과 드라마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해야 할 일들을 미루기 바빴다. 핑계를 한 가지 더 대자면 너무 막막했다. 기획안의 목차를 구성했지만, 뭘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눈앞이 캄캄했다. 그렇게 현실을 계속 외면하다보니 마감날이 코앞에 와 있었다. 토요일에는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할 시간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정확했다) 나는 대학교를 다니면서 과제를 주로 마감 당일에 하기 일쑤였는데, 이번 과제는 당일 날 하면 완성을 절대로 못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이 또한 정확한 자기 판단이었다) 그래서 금요일 밤, 정확히는 토요일로 넘어가기 직전의 늦은 밤에 과제를 시행했다.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도통 알 수 없었지만 해야 하기 때문에 그냥 했다. 잘 모르기 때문에 속도가 많이 더뎠지만, 그래도 하다보니 어찌저찌 진도가 나가고 있었다. 이래서 다들 어떻게 할 지 모르겠어도 일단 시작하라고 하는 건가보다. 토요일 새벽 4시까지 표지 포함 5 페이지를 만들고 그래도 시작을 했다는 약간의 뿌듯함과 앞으로 약 25페이지를 더 만들어야 한다는 막막함 속에서 잠에 들었다. 

그리고 찾아온 마감날인 일요일. 사실 엄밀히 말하면 과제 자체의 마감일은 한 주 뒤이다. 그러나 중간 점검을 위한 과제 제출 마감일이 오늘인 것이다. 그리고 또 중간 과제의 제출은 필수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출을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이유는 중간 과제에 대해서만 실무자와 기업 피드백이 제공된다. 그렇게 중간 과제에 대해 피드백을 받고 나면 보완해서 최종 과제를 제출하는 시스템이다. 물론 중간 과제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최종 과제는 자신을 믿고 완성해서 내면 된다. 나는 마케팅 과제가 처음이기 때문에 피드백이 너무나도 절실했다. 목차에 포함한 모든 내용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모든 내용에 대한 피드백과 조언이 필요했다. 그래서 남은 시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과제의 완성도를 높여서 제출했다. 물론 후반부로 갈수록 용두사망의 '망'을 장식할만한 저퀄을 자랑했다. 그러나 나는 할 수 있는만큼 했다. 그리고 최종 제출은 아니니까. 시간이 더 주어졌다고 해도 디자인적으로 아주 조금 더 다듬을 수는 있었겠지만, 내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을 거다. 아무튼 제출을 하고 나니 이번주 한 주 머릿속 한 켠에 자리잡아 나를 골치 아프게 했던 돌멩이를 뽑아낸 기분이라 상쾌하기까지 했다. 다음주는 이제 SQLD 벼락치기에 돌입해야 한다. 물론 동시에 해야 할 일들이 여럿 더 있기는 하지만..

내용이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최근에 그런 글을 봤다. 그 글에서는 무언가를 하고자 한다면, 그걸 할 수 있는 장소에 가라고 얘기하고 있었다. 수영이 하고 싶으면 수영장에 가듯, 공부를 하고 싶으면 공부를 가장 잘 할 수 있는 공간(도서관이든, 카페든)에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주의 나는 도서관에 가야 공부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편하고 싶어서 집에 남아있다가 제대로 공부를 못했다. 새롭게 맞이하는 주에는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하기 위해 움직여야겠다!


미룬이인 내가 공감돼서 한동안 흥얼거렸던 노래 미룬이

시작이 제일 무서워 미룬이 완벽하지 못할까 봐 지금이
내일의 나에게 일단 미루지 그러다가 돼버렸지 미룬이
시작이 제일 무서워 미룬이 시작이 제일 즐겁던 어린이는
끝내는 데만 급급한, 어른이 되지도 못했지 나는 미룬이

완벽하지 못해도 괜찮으니 일단 시작하는 어른이 되어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