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도 더 지난 지금, 지난주의 일상을 돌아보고자 한다.
지난주는 10월 31일과 11월 1일이 함께 있는, 한 달의 끝과 시작이 함께 있는 한 주였다. 월을 나타내는 숫자가 약 30일만에 바뀐다해서 그 안의 하루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이 바뀌고 1일이 되면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용기가 생긴다. 그렇게 우리는 조금은 아쉬운 지난 달을 보냈더라도 약 30일마다 새롭게 시작할 기회를 얻는다. 그러니 어제의 하루에 아쉬움이 남아도 오늘은 새로운 시작을 기꺼이 해낼 수 있는 날이 될 수도 있기에 절망할 필요가 없다.
월요일은 많이 심란한 하루였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으며 링커리어를 보다 괜찮아 보이는 대외활동이 있어 지원을 하기로 했다. 의지를 끌어올리기 너무 힘든 요즘이지만, 그래도 한 주의 시작인 월요일 버프를 받아 열심히 해보고자 했다. 지원 자소서를 쓰고 제출을 하려는데, 주최에 대한 소개를 필수로 읽고 오라길래 그냥 넘기려다 확인을 했다. 주최 이름만 보면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실상은 교회에서 주관하는 활동이었다. 교회에서 주관하는 활동이 싫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매주 일요일 오전 예배를 하는 것까지가 활동에 포함되는 것이 내키지는 않았다. 장소가 서울인데 약 2시간을 걸려 8시까지 예배를 드리러 가기는 힘들 것 같았다. 나름 정성껏 지원서를 작성한 것이 아깝긴 했지만, 이 활동의 지원은 포기했다. 그리고 찜해둔 다른 활동에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서를 다 쓰고 지원을 무르게 되면 또 한 번의 허무함을 겪어야 했기에 이번에는 쓰기 전에 미리 찾아보고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을 검색해봤는데 정보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 1기 활동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그러다 커뮤니티에서 이 활동의 오티를 다녀온 사람의 후기를 보게 되었다. 무료인 줄 알고 갔는데 약 80만원의 참가비가 있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나 또한 무료라 생각하고 지원을 결심한 것이었는데, 오티에 가서 이를 알게 되었다면 당혹스러웠을 것 같았다. 결국 이 활동도 지원을 포기했다. 뭔가 허탈한 감정이 들어서 마음을 비우고자 책상 정리를 했다. 일주일만 방치해도 먼지가 참 많이 쌓인다. 앞으로는 더 자주 책상을 비롯한 주변을 닦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화요일엔 매달 찾아오는 그날로 인해 처음으로 수영 수업을 안 갔다. 수영 수업을 안 가니 알람은 똑같이 맞춰져 있는데도 점심 때가 다 되어서 눈이 떠졌다. 알람은 무의식 속 내가 꺼버린 듯 했다. 한 달 정도 한 거긴 하지만, 그래도 유일하게 규칙적으로 하는 일이었던 수영을 안 하니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씁쓸했다. 공부를 하려 책상에 앉았지만 영 집중을 못하고 있을 때, 할머니로부터 TV 설치기사가 방문하기로 했는데 집에 혼자 있어서 잠깐 와줄 수 있냐고 전화가 왔다. 나는 방 안에서의 답답함에 숨이 조여오고 있었기 때문에 바로 할머니네로 내려갔다. 기사의 방문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져서 오래 머무르게 되었지만, 이럴 때가 아니면 또 언제 할머니 곁에 있겠나 싶기도 해서 불만은 없었다. 집으로 돌아와 오라클을 설치하는데 1시간을 넘게 씨름을 했다. 이 1시간이 왜 이렇게 아까운지.. 원망의 화살은 이런 거 설치 하나 제대로 못 하는 나에게 향해 나를 괴롭혔다. 그래도 결국엔 설치에 성공하고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다. 조금 헷갈리기는 하지만, 걱정보다는 할만 했다. 역시 해보지 않고 갖는 두려움의 크기는 막상 해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작다.
수요일에는 친구의 소개로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주관하는 온라인 자소서 첨삭을 받았다. 여러 번의 서류 탈락을 겪으며 내 이력서가 문제인지, 자소서가 문제인지 알 수 없어 답답했다. 일 경험이 없는 이력서의 문제라 결론내린 나는 자소서 작성의 휴식기(?)에 돌입했다. 그런데 첨삭을 받아보니 내가 그동안 작성했던 자소서들에도 문제가 적지 않게 있었다. 물론 경험이 평범하긴 하다고 하셨다. 그러나 이는 내가 바꿀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니 그냥 두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해야 한다. 바로 그런 평범한 경험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회사에서 요구하는 스타일로 작성을 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다. 30분보다 시간이 좀 더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30분의 시간 동안 많은 조언을 받을 수 있었다. 첨삭을 받기 바로 며칠 전 친구 H에게도 자소서를 보여줬었는데, 첨삭 받을 때 제출한 자소서와 다른 자소서였음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평가를 받았었다. 그렇게 얘기를 듣고 나니 고칠 부분들이 조금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조만간 자소서를 또 쓰게 된다면 이러한 피드백들을 반영해서 작성을 해야겠다. 아침에 자소서 첨삭을 받고 캄캄하던 자소서 작성에 빛이 보이기 시작하니 또 한 번 용기가 생겨 다른 대외활동들 몇 개를 더 지원했다. 또 서포터즈 합격을 바라며 티스토리 블로그도 개설했다. 아직은 모든 게 낯설어서 글은 아직 못 썼다. 그러나 무언가 한 단계 첫 발을 내딛었다는 데에 의의를 두고 싶다.
목요일에는 전날 지원한 미니인턴에서 합격 문자를 받았다. 몇 명이 지원해서 몇 명이 붙은 건지는 몰라도 처음으로 받아보는 합격 문자에 기분이 좋았다. 현재는 HRD 직무를 희망하고 있지만, 마케팅/기획 직무도 한 켠에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마케팅/기획에 대해서는 배워본 적 없이 막연히 희망하는 것이라 지금처럼 시간이 있을 때 한 번 배워보면 어떨까 하여 마케팅 직무 프로젝트를 하는 미니인턴에 지원을 했다. 다음 날 오티를 하고 다음주부터 활동을 시작해서 2주 동안 압축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인데, 기대가 된다. 또 전날 개설한 블로그에 글을 썼다. 다들 어떻게 알고 블로그에 들어오는 건지 조금은 형식적인 댓글이지만 댓글이 달리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았다.
금요일에는 10월 한 달간 준비했던 공모전의 탈락 소식을 접했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아쉬움이 너무 컸다. 당선작들의 표지만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었는데, 뭔가 표지부터가 우리보다 더 깔끔하고 있어보이는 거 같기도 했다. 결과는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 낮에는 어제 합격한 미니인턴의 OT를 들었는데, 약 4시간 동안 집중을 하기가 조금은 힘들었다. 그래도 기획서 작성 방법, 마케팅과 마케터에 대한 설명 등을 들을 수 있었던 알찬 시간이었다. OT를 듣던 중 가장 최근에 지원했던 한 회사의 서류 결과가 나왔다. 슬프게도 탈락이었다. 탈락은 왜 언제 겪어도 매번 쓴지 모르겠다 ㅎㅎ.. 그래도 주어진 다른 할 일들이 있었기에 털어내려 애썼다. 저녁에는 NCS 교육을 수강할 수 있는 사이트인 윈스펙의 서포터즈 활동으로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썼다. 티스토리와는 또 다른 형식의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남기려니 꽤 어려웠다. 더 힘들었던 건 주어진 여러 조건들을 고려해서 글을 써야한다는 사실이었다... 지금까지 봐 온 홍보 목적의 블로그 글들을 떠올리며 엇비슷하게 작성했다. 조건들은 다 충족했겠지..?ㅎㅎ...
토요일에는 밀린 다꾸도 하고, 블로그에 글도 올리고, 책도 읽었으며 노션에 전날 들은 미니인턴의 오티내용들을 정리했다. 그럭저럭 평범한 하루였다.
일요일에는 대한적십자사 경기도 지사로 심폐소생술 실습을 들으러 다녀왔다. 학교에서 들어야 하는 건데.. 내가 학교에서 수강한 심폐소생술 교육에 출석에 문제가 생겨 졸업 서류를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듣게 되었다.. 몇 번이나 졸업 사정에 문제 없냐고 행정실에 문의했을 때 없다고 했으면서... 돈과 시간을 들여 이렇게 듣게 된 상황에 화도 조금 났지만.. 이번주 처음으로 하는 외출이라 맞이할 바깥 공기가 괜히 기대도 됐다. 이왕 간 거 열심히 들으려고 초집중 해서 강의를 들었다. 2분 간 각자 나와서 심폐소생술을 하는데 2분이 20분처럼 느껴질만큼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다. 그래도 강사님도 조리 있게 잘 가르쳐 주셨고 이제껏 들었던 심폐소생술 교육 중 가장 유익하게 느껴졌다. 강의의 임하는 나의 태도 차이일 수도 있지만..ㅎㅎ
10월 28일부터 11월 3일까지의 한 주는 늘 그렇듯 아쉽기도 했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행복을 느끼기도 한 그런 하루들이었다. 하루가 늘 만족스러울 수만은 없지만, 사소한 곳에서 행복을 찾으며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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